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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앞에서 실종된 도정의 책무, 경북도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 부패방지전국뉴스
  • 등록 2026-01-13 09:53:20
  • 수정 2026-01-13 10: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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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청 전경. 산불 피해 복구와 도정 책임을 둘러싼 도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북 북부권 5개 시·군을 휩쓴 대형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었다. 대대로 가꿔온 산림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고,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지금도 깊은 상실과 고통 속에 놓여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도정의 최고 책임자가 보여야 할 모습은 분명하다. 현장을 지키고,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회복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도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그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피해 주민들 사이에서는 “도지사의 관심이 과연 재난 극복과 주민 회복에 있는지, 아니면 개인적 정치 행보에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비판이 공공연하다. 산불 피해로 삶이 무너진 상황에서 도정 수반의 행보는 절박함보다는 계산적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감정적 불만이 아니다. 재난 대응의 최전선에 있어야 할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다.


특히 북부지역 주민들은 도지사의 정치적 행보를 둘러싼 모호한 태도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직자는 언제나 직무에 전념해야 하며, 개인적 정치 구상과 공적 책임 사이에 혼선이 생겨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정 운영 전반에서 ‘집중해야 할 곳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 이는 도지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경북도 행정 전체의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영덕 강구해상공원에 위치한 ‘경북 대종’ 행사 불참을 두고도 말이 많다. 상징성과 지역적 의미가 분명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도정 책임자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배경을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 해석의 옳고 그름을 떠나, 도민들로 하여금 “혹시 정치적 유불리를 고려한 선택이 아니냐”는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공직자는 오해를 낳는 행동조차 경계해야 한다.


도정은 개인의 정치적 무대를 키우기 위한 발판이 아니다. 특히 재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피해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함께 아파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홍보성 행보도, 애매한 메시지도 아닌,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도정의 신뢰 회복이다.


경북도는 오랜 시간 축적된 행정 경험과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는 자리다. 도민들은 보여주기식 정치가 아니라,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질 수 있는 리더십을 원한다. 정치적 경륜이나 도정 운영 능력 이전에, 무엇보다 도민의 아픔 한가운데에 서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시점이다.


이번 산불은 자연이 남긴 상처이지만,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느냐는 전적으로 사람의 몫이다. 경북도정의 수장은 지금이라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도민의 아픔 한가운데에 서 있는가.”
이 질문에 떳떳이 답할 수 없다면, 도정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변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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