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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잔치가 아닌, 영덕을 다시 일으킬 진짜 일꾼을 선택해야 한다
  • 배영달 발행인
  • 등록 2026-01-09 08:55:28
  • 수정 2026-01-09 09: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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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시가지 전경. 대형 산불 이후 지역 재건과 지속 가능한 경제 회복을 둘러싼 과제가 영덕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사진=본지DB)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것이 공약이다. 영덕군수 출마자들 역시 하나같이 “지역경제 발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군민들이 묻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이 공약들이 과연 실현 가능한가, 그리고 정말 군민의 삶을 바꿀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익숙한 구호와 장밋빛 약속은 이제 군민들에게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군민들이 원하는 것은 말이 아니라 결과이며,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특히 지금의 영덕은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지금 영덕의 현실은 말로 꾸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동해안 대형 산불로 인해 조상 대대로 가꿔온 삶의 터전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수많은 군민들이 주거지를 잃고 정부가 지원한 임시주택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산림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삶의 터전과 일상이 동시에 무너진 것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지역 주민들의 중요한 소득원이던 산송이가 사라지면서 지역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졌다는 점이다. 단순한 재산 피해를 넘어, 생계 기반 자체가 붕괴된 상황에서 ‘경제 회복’이라는 말은 결코 가볍게 꺼낼 수 없는 단어가 됐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지역 재건을 책임질 수장은 단순히 행정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위기의 본질을 직시하고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책임자여야 한다. 이번 선거만큼은 혈연·학연·지연이라는 오래된 관행을 과감히 내려놓고, 오직 영덕의 미래만을 바라볼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군민들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다행히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지정으로 산불 피해 복구는 현재 진행 중이다. 산림 피해 주민들을 위한 대체 소득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자면, 이러한 조치들만으로 무너진 지역경제를 다시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응급 처치는 시작됐지만, 근본적인 치료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셈이다.


영덕에는 단기적 복구를 넘어 중·장기적인 경제 회복 전략이 필요하다. 일회성 지원이나 임시 대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구조적인 대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력 수급 문제는 이미 국가적 과제가 됐다. 정부는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들 에너지원만으로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실 또한 분명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덕이 수소원전 유치를 새로운 지역경제 회복 대안으로 검토하는 것은 결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미래 산업과 에너지 정책,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놓고 고민해야 하는 현실적인 선택지 가운데 하나다.


영덕은 이미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후보지역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일부 부지는 매입까지 진행됐고 한때 지정·고시가 이뤄졌던 지역이다. 현재는 해지된 상태지만, 그 주변은 이번 산불로 인해 다수의 주택이 전소된 지역이기도 하다. 과거 지역 수장의 판단이 조금만 달랐다면 지금의 영덕 경제가 이토록 벼랑 끝에 서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군민들 사이에서 여전히 남아 있는 이유다.


당시 정부 지원금과 이자까지 반납했던 사실을 기억하는 군민들에게, 지금 와서 “영덕 재건의 적임자”를 자처하는 인사들의 구호는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군민들은 냉소한다. “길 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제 군민들은 더 이상 말의 잔치에 속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그럴듯한 공약을 내거느냐가 아니라, 누가 과거의 실패를 직시하고 미래를 위한 결단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느냐이다.


산불 피해 복구, 무너진 지역경제 회생, 그리고 AI 시대에 대응할 에너지 전략까지. 이 모든 과제를 동시에 감당해야 할 수장이 과연 누구인지, 군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인물 선택이 아니다. 영덕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느냐, 아니면 침체의 늪에 머무르느냐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선택의 결과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영덕의 향후 수십 년을 좌우할 수 있다.


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판단이 곧 영덕의 미래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공약이 아닌 실행으로, 영덕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진짜 지역 일꾼을 선택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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